객실 TV에서 아침 7시를 알리는
모닝콜 알람소리를 듣자
오늘이 북유럽 여행의
마지막 날인 걸 실감했다
북유럽의 마지막 아침식사를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트램이 지나가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본다
소시지, 감자, 잡곡빵과 함께
신선한 양상추, 샐러드의 조화,
후식으로 과일과 요플레까지
완벽한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운 듯
헬싱키 시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보고
핀란드어로 된 조간신문을
읽어보는 척도 해본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
"Hotel Arthur"라는 곳에서
샐러드 뷔페를 먹었는데
귀리음료가 무척 독특했다
우스펜스키 사원과 헬싱키 전경
배가 부르니 이제야 풍경이 보인다
다음 행선지인 우스펜스키 사원은
비잔틴 슬라브 양식으로 유명한
러시아 정교의 대성당이다
핀란드는 오랜 시간 동안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었는데
이로 인해 핀란드 곳곳에는
러시아 문화가 스며들어 있다
사원 내부의 반구형 천장에는
그리스도와 12사도의 그림과
사원 벽면을 에워싸면서
성인(聖人)들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사원 밖을 나오면
또 다른 랜드마크인 헬싱키 대성당과
북유럽 감성의 헬싱키 전경이 펼쳐진다
원로원 광장과 헬싱키 대성당
이방인의 시선을
또다시 사로잡은 것은
넓디 넓은 원로원 광장과
그 가운데에 우뚝 솟은
루터파 교회의 총본산,
헬싱키 대성당이다
나는 현재 헬싱키에 있음을
한 장의 사진으로서
충분히 증명해냈는데,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녹슨 청동상 끝에 걸린
구름낀 헬싱키의 하늘은
대충 찍어도 예술작품이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우리는 온 길을 되돌아가야만 한다
공항에서 귀국을 기다리는
승객들의 국적은 다르지만
모두 똑같은 마음이리라
여행을 끝낸 후의 허전함,
그 빈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귀국선물들로 채워보기로 한다
여행배낭과 추억은 무겁게
발걸음과 주머니는 가볍게 만드는 게
여행에 대한 예의 아니겠는가?
나는 헬싱키의 석양을 뒤로 한 채
귀국 비행기에 오르기로 한다
다음에 혹시나 주어질 유럽여행의
빛나는 기회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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