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우연히 들렀던 제육볶음(쌈밥)
맛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식당 이름이 "숲속이야기"인데
명칭대로 한적한 숲길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예천 주민이라면
알만한 사람은 다아는 이름난 곳이다
(특히 군청 공무원들이 추천하는 곳이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사진과 같이 작은 네온싸인 간판이 보이는데
이를 못보고 지나치면
계속 산길을 올라가게 되니 주의바란다
차량 100대 이상을 거뜬히 수용할만큼
주차장이 굉장히 넓어서 주차문제는 없다
참고로 이곳은 단체행사를 많이 받는 곳이다
특이한 것은 식당 입구에 간판이 없어
겉으로 보기에는 2층짜리
단독저택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입구에 붙어있는 모범음식점,
위생등급(매우 우수), 으뜸가게 표지만이
이곳이 식당이라는 것을 짐작케 해준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니 각종 수료증,
상장 등이 식당의 품격을 알려준다
내가 찾은 시간대는
일요일 낮 12시경인데
이미 테이블이 손님들로 차있었다
벽에서 메뉴판을 뽑을 수 있도록
숟가락과 포크로 고정했는데
꽤 신선한 아이디어로 느껴졌다
예천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
얼른 메뉴를 시켜본다
훈제오리수육쌈밥은 1인분 12,000원,
제육쌈밥은 10,000원이며,
그밖에 태평추, 부대찌개, 김치찌개,
된장찌개는 각 9,000원이다
참고로 '태평추'란 경북의 향토음식으로
'돼지묵전골'의 일종이며,
메밀묵, 돼지고기, 김치, 야채를 넣고
빨간 양념과 함께 끓여서 먹는 음식이란다
하지만 내겐 익숙치 않은 음식이어서
다음에 들를 땐 꼭 먹어보기로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제육쌈밥을 시켜본다
주문 후 조금 기다리니
밑반찬이 먼저 나오는데,
수저가 식용지에 싸여 나와서
굉장히 위생적으로 보였다
요즘 채소값도 너무 비싼데
1만원에 이렇게 다양하고 양많은
채소를 맛볼 수 있다니
경북의 넉넉한 인심이 느껴졌다
(참고로 사진의 채소는 2인분 기준이다)
메인메뉴인 제육볶음이 나오기 전에
사람의 손가락보다 훨씬 큰 고추를
쌈장에 찍어서 와삭 베어문다
사각사각한 고추의 맛이 일품이다
드디어 풍성한 상차림이 차려졌다
중간의 제육볶음을 필두로 하여
흑미돌솥밥, 시래기국, 부추전, 도라지무침,
청경채무침, 멸치볶음, 배추김치, 감자조림,
그리고 야채샐러드에 이르기까지
1만원 치고는 굉장히 푸짐했다
맛 또한 괜찮은 편이었다
제육볶음은 달달하면서 매콤한 맛이 조화로웠고,
시래기국에서는 멸치 다시의 깊은 맛이 느껴졌다
나머지 반찬도 밑간이 지나치지 않아 좋았다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오니
그제서야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화장실은 안에도 있지만 밖에도 있었다
나는 다방커피는 좋아하진 않지만
식당 입구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뽑아다가
벤치에 앉아서 여유롭게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별 기대 없이 들렀던 식당인데
배부르게 맛있게 먹어서 기분이 좋았다
다음에는 꼭 여기서 '태평추'를 먹어보고
후기를 남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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