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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라면값이 좀처럼 내리기 힘든 이유

by 일상도움가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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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지난 18일 라면업계를 꼭 집어서

"라면값을 내려라"는 불호령을 내린 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국내 빅3 라면 제조사의 대응은

가격 인하에 무척 고심하고 있습니다

 

 

추 부총리의 발언배경은

라면의 원재료가 되는 국제 밀가격이

지난해 9~10월보다 50%가량 떨어졌으니

라면값도 내려야 한다는 것이며,

 

작년부터 식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소비자에게 물가부담을 전가하는

기업의 행태에 소비자들이 반발하면서

그 발언에 힘을 보태고 있는 형국입니다

 

실제로 라면업계는 지난해 9월부터

농심을 시작으로 10% 내외의

가격인상을 단행한바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추 부총리의 발언은

상당히 타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라면업계에서는 현실을 잘 모르는

발언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어서

 

이 양측의 온도차 해결을 위해

어느 쪽 주장이 더 일리가 있는지

아래에서 분석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국제 밀가루 가격 하락은 팩트!

 

미국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국제 밀가루(소맥분) 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 2020년 톤당 180달러에서

2021년 250달러, 2022년 350달러로

급등하다가 올해 6월 기준 300달러로

하락하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참고로 추 부총리의 발언이 있던

6월 18일 이전인 6월 16일에는

250달러로 2021년 수준과 비슷해졌음)

 

 

따라서 추 부총리의 말마따나

국제 밀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팩트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라면업계의 주장에 대하여

 

이에 라면업계에서는 

국제 밀가루 가격이 하락한 것은 맞으나

국내 제분소에서 공급받는

국내 밀가루의 가격은 그대로여서

원가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며,

 

작년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2020년 대비 올해를 비교하면

여전히 밀가루 가격이 높은 편이어서

그간 부담이 누적되어 왔으므로,

가격 인하 시 손해가 초래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국제 밀가루 가격은 떨어졌는데

왜 국내 밀가루 가격은 그대로인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선물시장' 및 '거미집모형'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물시장>에서는 수량/규격/품질 등이

표준화된 상품을 계약 시에 정한 가격으로,

장래의 일정 시점에 인수/인도할 것을

약속하는 거래(선물거래)가 일어나며,

주로 농산물, 금속, 원유 등이 거래됩니다

 

특히 농산물의 경우 수급에 따른 가격변동이 커

구매자는 가격변동에 따른 위험부담을 안게 되고

이러한 위험을 헤지(hedge)하기 위해

인도시점의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간에

계약시점의 고정된 가격으로 계약하게 됩니다

 

 

한편, <거미집모형>에 따르면

농산물의 경우 가격변동 시

수요는 즉각 반응하는 반면

공급은 생산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반응함에 따라,

 

초과수요와 초과공급에 의한

가격폭등과 가격폭락을 반복하면서

시장 균형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즉, 국제 밀가격이 폭등/폭락하는 것은

<거미집모형>에 따른 수급 불균형이

그 원인으로서 라면 원가에 이를

정확히 반영하기는 어려우며,

 

작년의 높은 밀가루 가격을 반영해

올해 연초에 제분소는 <선물시장>에서

비싼 가격을 주고 밀을 사왔고, 

라면업계는 그 제분소로부터 비싸게

밀가루를 구입해 라면을 만들었으므로

원가 부담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동안

원가 부담이 낮았음에도

라면가격을 인상했던 이력

 

라면이 서민이 즐겨찾는 식품으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비교적 낮기에

(즉, 가격이 다소 높아지더라도

소비가 많이 줄어드지는 않음)

 

가격 인상은 곧 매출액 증가로 

이어져왔다는 점 등을 지적하면서

그동안 소비자로부터 누렸던 혜택을

고통분담 차원에서 나눠야되지 않느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기업/가계는 3대 경제주체로서

요즘과 같은 고물가 시대 경제위기를

공동으로 극복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기업으로서는 조금만 욕심을 줄이고

나중에 경기가 좋아져서 가격을 올려도 

가계 부담이 줄어들 때까지는 기다리면서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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