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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여행,맛집

경남 창원 상남동 찐맛집 여미지식당

by 일상도움가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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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국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이를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숨은 맛집들이 번창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계속 이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사실 코로나19 시국에는 방역패스 정책 등으로

비대면 배달서비스가 외식산업을 주도했다면

이제는 식당에서 직접 음식을 만드는 과정(쿠킹),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예쁜 사기그릇

상차림(플레이팅) 등이 빛을 보는 시점이다

 

실제 음식별로 어떤 그릇을 쓰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과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지금은 배달음식의 간편함과 신속성보다는

식당음식의 깊은 맛과 세련된 품격을 느낄 때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우연한 기회에 지인을 통해 알게된

숨은 찐맛집을 발견해 공유하고자 한다

 

이곳은 경남 창원에서도

중심번화가인 상남동에 있지만

식당이 1층이 아니라는 점과

홍보가 덜 된 탓에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찐맛집 중 하나다

 

 

 

워낙 상남동 거리가 복잡해

식당 건물을 찾기는 쉽지 않으나,

휘황찬란한 유흥업소 간판 중에서

유유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덕분에

노란 간판(3층)을 찾는 것은 의외로 쉽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식당 입구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웃고 있는 돼지가 우릴 반겨준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며,

(사)나눔을누리는세상이라는 봉사단체를

후원하는 곳이라 하니 이미지가 좋아보인다

참고로 '여미지'는 '아름다운 땅'이란다

 

 

 

가게 앞에 마중나온 돼지 그림 아래로는

마치 돼지가 풀밭을 딛고 서있는 것처럼

많은 화분들이 있었는데

 

그중 '창원 요리경연대회 대상 수상'이란

리본을 단 축하화분이 단연 눈에 띈다

 

 

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까지 수상한

식당에서 만든 음식은 어떤 맛일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가게 안으로 발을 내딛는다

 

 

일단 사업자등록증, 영업신고증,

조리사면허증까지 있는 것으로 보아

정상운영되고 있는 식당임에 틀림없다

 

 

또한, 분주히 주방일을 하는 직원,

각종 조리도구, 음료수 냉장고 등이

이곳이 분명 식당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런데 벽면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서점처럼 많은 책들이 꽃혀 있어

잠깐 장소를 혼동할 수 있으니 유의바란다

몸의 양식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양식도

중요함을 식당 주인은 아는 까닭일까?


 

이곳은 점심특선이 따로 있고,

나머지 시간대는 흑돼지 오겹살

잘나간다고 하니 다음번엔

꼭 오겹살을 먹어보기로 하고,

이번엔 점심특선을 시켜 먹기로 했다

 

다소 특이한 점은 점심특선 기본이

25,000원이고, 거기에 돈을 더 추가하면

그 가격에 맞는 반찬들이 따라나온다는 점

(우리는 과감하게 1인당 40,000원을 시켰다)

 

 

조금 기다리니 기본 상차림이 나왔는데,

각종 나물에 김치, 두부전, 메밀전,

삶은 고구마 등이 선발투수로 등판하였다

 

두부전, 메밀전은 기름지지 않아 담백했고,

대부분의 반찬 간이 과하지 않아 맛있었다

 

 

밥은 서리태(검은콩)와 보리 등

잡곡을 섞어 고들고들 맛있었고,

된장찌개는 조미료 맛이 아닌

다시 육수의 깊은 맛이 느껴졌다

 

 

이 집의 시그니처는 통들깨 비빔밥인데 

사진과 같이 통들깨와 간장양념을 섞어

밥 위에 놓고 비벼먹으면 꿀맛이다

 

 

통들깨와 서리태의 아삭한 맛이

고소한 간장양념과 어우려져

다른 반찬 없이 이것만 있어도

밥 한공기는 뚝딱할 것 같다

 

다른 반찬들이 서운해할까봐

센스있는 아주머니께서 찬을 내온다

 

 

민어구이는 비리지 않고

짭조롬하니 맛있었고

특히 간이 적당히 배어

신김치와 조화를 이루는

고등어 김치찜은

굉장히 깊은 맛을 선사한다

 

고등어 김치찜의 경우

생고등어가 아닌 냉동고등어를 쓰면

육질이 부드럽지 않고 질기며

간혹 간이 너무 되어 짠 법인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혹시 우연은 아닌지 다시 시험해보는데

돼지수육은 야들야들하고 잡냄새가 없으며

딸려나온 김치소는 사각사각하니 꿀맛이다

 

 

어디 그뿐이랴?

간이 적당히 배어 부드러운 전복을 맛보니

그야말로 식사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다

먹는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잘 알 것 같다

 


 

한 장의 사진에 음식의 맛을

모두 담아내지 못함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인생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보신

어르신들을 모시고 한상 대접해도 좋을

그런 훌륭한 맛이다

 

나는 이곳이 적당히 붐비고

오랫동안 명맥이 유지되길 바란다

오늘 내 숨은 찐맛집 한곳이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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